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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자전거여행] 2011/06/09 공포의 자전거여행기 다섯째날

[자전거여행] 2011/06/09 공포의 자전거여행기 다섯째날



(편의상 경어는 생략하겠습니다)


마지막 다섯번째날이다
이날은 찍은 사진이 별로 없다보니
기억도 잘 나지않는다..
그럼 차근차근 기억을 더듬어 써내려가겠다


아침이다
나는 홀로 펜션의 더블침대에서 눈을떴다
옆에 놓여있는 리모컨을 집어들고 TV전원을 켠다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듯 화면을 바라본다
의미없는 영상이 눈으로 들어오고
의미없는 음성이 귀로 흘러들어온다
얼마나 지났을까
시장기가 느껴진다

어제 이곳 펜션의 주인아주머니가 했던말이 떠오른다

"저 안에 그릇이랑 냄비 있으니까 바로옆 슈퍼에서 라면사다 끓여먹어요"

오늘아침은 라면을 먹자 결정한뒤
그렇게 바람막이를 대충 걸쳐입고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펜션밖을 나선다


[자전거여행] 2011/06/09 공포의 자전거여행기 다섯째날

[자전거여행] 2011/06/09 공포의 자전거여행기 다섯째날

[자전거여행] 2011/06/09 공포의 자전거여행기 다섯째날



밖은 보슬비가 내리며 안개가 자욱하다
설마 비때문에 배가 출발안하는건 아니겠지..
불길한 예감이 스친다
펜션 바로근처에있는 여객선터미널로 향했다
어제 계시던 아주머니의 어머님이 계신다

"비오는데 배 출발하죠?"

"네 출발해요"

적잔히 안심하며 슈퍼에 가서 몇종류 되지않는 라면들을 유심히 관찰하다가
너구리를 집어들고 같이 진열되어있는 크림빵을 구입했다

그렇게 펜션으로 돌아와 내방의 문을 여는순간이었다
키를꼽는 함에는 이런 문구가 써있었다

'다음 이용하실 고객분을 위해 10시까지는 방을 비워주세요'

시계를 보았다
시간은 9시3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조금 늦게나간다고 뭐라할리야 없겠지마는
난 세심하고 꼼꼼한 A형이다
서둘러 너구리를 끓여먹고
어제 빨아놓은 옷가지들과 토시들을 주섬주섬 껴입었다

10시30분
펜션을 뒤로한채 밖으로 나왔다
하지만 배의 시간은 09시10분행 이후로 한동안 운행이 없다가
14시20분 다시 운행을 한다

난 마음속으로 결정했다

'오늘은 어제 서둘러오느라 구경못한 안면도 구경이다'


[자전거여행] 2011/06/09 공포의 자전거여행기 다섯째날


출발하려보니 가방이 찢어져있다
아마도 어제 절벽에서 구를때 났던 상처가 아닌가 싶다
어차피 섬구경하고 다시 여객선터미널로 돌아올거라면
가방을 여객선터미널 주인아주머니께 잠깐 맡겨놓는게 낫겠다싶었다
가방을 분리시켜 양해를구하며 맡겨놓은후

그렇게 어제 왔던길로 다시 돌아갔다
우선 옥이가 추천해줬던 바람아래 해수욕장 구경을 가보기로 했다
오일째 되니 이제 몸이 적응했는지 근육통도 그다지 심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수월하게 패달을 밟아 이동을 한다

내비를 보며 팻말을 보며 쭉 가다보며 느낀점이지만
바람아래 해수욕장 가는길이 구불구불 멀다
논을 지나치고 밭을 지나치며 가다보니
산이 나왔다
내비에는 이 산을 넘어야 바람아래해수욕장을 갈수있다고 표기되어있다
물론 어제와같은 '진짜'산이 아니다
차가 오를수 있는 길이있는 산이었다

여긴 안되겠다싶어 자전거에서 내려
자물쇠로 자전거를 잠궈놓은후
터벅터벅 걸어서 산을 올랐다
저 앞에 수풀사이로 뱀이 지나가는게 보인다
신경안쓰고 지나간다..

그렇게 언덕 정상을 넘으니 저 멀리 구불구불한 길 끝에 바다가 보인다
차마 저 멀리까지 자전거를 두고 걸어가긴 무리였고
바람아래해수욕장은 나중에 차타고 오기로 결정한 후
다시 자전거로 돌아왔다
쭉 섬을 구경했다
다행히 비는 안내렸지만
안개가 굉장히 자욱했다


국도 중간의 높은지역이 있다
이곳에선 국도밑으로 마을의 전경이 보인다
그 마을위의 국도로 엄청난 바람이 부는데
그 바람과 안개의 효과로
구름속을 걷는 환상적인 기분을 느낄수 있었다

동영상을 찍어놨는데..

아무리찾아도 보이질 않는다 ㅠㅜ


그렇게 대충 둘러보다 시간을 계산한후
다시 여객선터미널로 돌아오는길
구경거리가 있어보이는 고남패총박물관에 들러보았다


[자전거여행] 2011/06/09 공포의 자전거여행기 다섯째날



내 자전거를 주차장에 주차시켜놓고
들어가보니 미모의 아가씨가 맞이해주며
들어오려면 돈을 내란다
나는 또 설명서만 집어들고 나온다..

그렇게 다시 여객선터미널로 돌아와 배를 기다렸다


[자전거여행] 2011/06/09 공포의 자전거여행기 다섯째날



그리고 드디어 저 멀리에서부터 보이기 시작하는
여객선의 모습


[자전거여행] 2011/06/09 공포의 자전거여행기 다섯째날



사진찍는데 어서 자전거 치우란다
급한마음에 사진마저 흔들린다




어쨌든
배를 처음타본다
구석에 자전거를 고이 모셔놓고
여기저기 둘러본후 별거 없다는데 실망하고
바다를 구경해본다


[자전거여행] 2011/06/09 공포의 자전거여행기 다섯째날



한여름인데도 바닷바람이 꽤나 차갑다




추위를 엄청 싫어하는터라
갈매기들 구경좀 하다가




배안에 있는 매점에서 자갈치를 하나 구입하고
TV가 있는 방으로 들어왔다


[자전거여행] 2011/06/09 공포의 자전거여행기 다섯째날


재미가 없다
그냥 자갈치만 씹어먹을 뿐이다




그렇게 얼마 지나지않아 
금새 대천항이 나왔다
대천해수욕장도 구경을하고 싶었지만
헐렁해져버린 뒷바퀴에 바람을 넣으며
고속터미널로 향하기로 마음을 고쳐먹었다


[자전거여행] 2011/06/09 공포의 자전거여행기 다섯째날


가는도중 시내에 들려 밥을 사먹었다
엄청나게 가격이 비싼 순두부찌개를 먹었던듯 하다

참고로 대천종합터미널이었던가 대천고속터미널이었던가..
내비에는 분명 대천에 고속터미널이 있다고 표기되어있는데
가보니 고속터미널이 아니고 시내버스터미널 종점이 자리잡고 있었다

사실 원하던 목적지가 나오지않을때는 초조해야 정상이지만
난 이미 여행을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한 상태였기에
내비에 속았지만서도 내마음은 평온할 따름

내비를 보내 바로 옆에 보령종합터미널로 향했다

보령종합터미널 도착




여행을 떠나기전 어디선가 들었던 내용이
고속버스에 자전거를 실으려면 반으로 접어야한다는 내용을 들은듯 하다
만약을 위해 반으로 접으려고 안간힘을 써봤지만
자전거가 접히질 않는다.. 아 메이드인차이나..
접는건 포기하고 내가 탈 고속버스기사님께 물어보았다

"이거 실을수 있습니까"

"그럼요"

버스옆의 텅 비어있는 짐칸에 자전거를 쑤셔넣고
텅 비어버린 내마음을 위로하며

드디어 서울로 출발
고생을 많이했기때문일까
내마음은 섭섭함이 전혀 없었고
그저 홀가분할 따름


[자전거여행] 2011/06/09 공포의 자전거여행기 다섯째날


날은 금새 어둑어둑해지며
동서울터미널 도착

다행히도 터미널역 바로옆에 한강으로 빠지는 자전거길이 있었다
길로 들어와 평탄하게 펼쳐진 자전거길을 따라
이미 어두워진 밤하늘 밑에서
아름답게 펼쳐진 한강을 벗삼아 달린다




가다보니 여행전 지옥훈련할때마다 보았던
아주머니들의 단체 에어로빅광경이 보이는데
어찌나 반갑던지..

어쨌든 그렇게 우리집 도착
험난했던 여행의 끝이다

많이 고생했지만 정말 값진 경험이었다
지금도 넓게 펼쳐진 길을 나홀로 시간에 구애없이 바람을 맞으며 달리던 그느낌을 잊지못한다

나중에 여건이된다면 꼭 다시한번 떠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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