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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자전거여행] 2011/06/07 공포의 자전거여행기 셋째날

[자전거여행] 2011/06/07 공포의 자전거여행기 셋째날



(편의상 경어는 생략하겠습니다)


..여긴 어디? 나는 누구?..

왠 굴속이지..아 맞아.. 난 자전거여행 중이었지..
눈을 떴다
오늘도 열심히 달려야한다

힘을내기위해 순두부찌개를 아침으로 든든히 먹었다

  

 

 [자전거여행] 2011/06/07 공포의 자전거여행기 셋째날

 

 

어제 자외선에 당한게 있기에 토시들도 단단히 챙겨입고
쪼리를 캔버스화로 갈아신은후 출발
하지만 미처 장갑은 챙겨오질 못해서
내 손등의 피부는 아침의 상쾌한 자외선을 쬠으로서 쓰라린 고통을 안겨줬다
장갑을 사야할텐데..생각하며 어디 철물점없나 찾아보며 달리는중
공장 옆을 지나가며 누가 버려놓은 목장갑 한짝을 발견했다
꽤나 깨끗한 상태의 목장갑이었기에 감사히 주워서 착용했다
이제 달리기만 하면 된다


그런게 이게 왠일인가
아까부터 패달을 밟는데 묘한 이질감이 느껴졌다
귀를 귀울여보니 바퀴가 돌아가며
"드드드득 드드드득"
하는 소리까지 나는것이 아닌가
바퀴를 자세히 살펴보니 뒷바퀴가 한쪽으로 치우쳐서 지지대부분에 마찰을 일으키고있었다
패달을 밟기도 벅찼다


가면서 바퀴가 이리저리 움직이는듯 느껴졌다
옥션에서 가장 저렴한 자전거를 구입한 탓이리라..ㅠㅜ
어쨌든 이대로는 더이상 달릴수가 없었다
이번엔 수리를위해 자전거수리점 어디없나.. 찾아보며 가는도중
자동차타이어정비소가 눈에 들어왔다
들어갔다
내 자전거 타이어좀 고쳐달라고 부탁했다
자동차밖에 못고친단다..
뭐 예상했던 결과이긴 하지만 꽤나 절망적이었다
어쩔수 없었다
내가 직접 분해했다


 

[자전거여행] 2011/06/07 공포의 자전거여행기 셋째날


 

자전거를 분해해본적이 한번도 없었지만

너무 간단했다.. 풀어서 뒷바퀴를 고정하는 나사의 각도를 조금만 변경해주면 되는것이었다

자동차정비소를 향해 욕을하며.. 나는 다시 달린다


드디어 제대로된 라이딩 시작이다
포승공단을 나와서 지도를 보며 어디로갈지 생각했다
사실 마음속으로 상당히 조급했다
지도의 해안선을따라 내려오다보니 한반도를 일직선으로 쭉 내려오는게 아니라
구불구불 해안선을 따라 내려가는것이 왠지 시간낭비처럼 느껴졌던 것이다


그래서 여행 셋째날.. 나는 결심을 했다
'오늘은 해안선이아닌 국도를따라 한반도를 가로지른다'
그렇게 아산으로 향했다..
 

 

 [자전거여행] 2011/06/07 공포의 자전거여행기 셋째날

 


아산으로 가는도중의 길이다 사진으로 보기엔 저멀리의 언덕이 별로 안높아보이지만
저거 산하나 넘는거다..
표지판을보면 우측으로가면 아산온천이 나온다는데
난 아산온천으로 가서 따뜻한물에 몸을 담그며 몸의 피로를 풀어내는 

행복한 상상을하며 달렸다..ㅠㅜ

 

 

 [자전거여행] 2011/06/07 공포의 자전거여행기 셋째날



가다보니 순천향대학교 표지판이 보였고

 
 

  


신창면 읍내리 도착

 
 

 [자전거여행] 2011/06/07 공포의 자전거여행기 셋째날



순천향대학교 교문앞에서 한방찍고



[자전거여행] 2011/06/07 공포의 자전거여행기 셋째날 

 


다시 라이딩하다가
근처 기사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추천메뉴를 자신있게 걸어놨길래 자신있게 청국장을 먹었다
저 반찬을 보라.. 역시 지방으로 내려오니 가짓수와 인심이 달라졌다

 
 

 


아마 아산에서 예산으로 넘어가는 도중이었을것이다
전설가든이다
참고로 저 가든 왼쪽에는 공동묘지가 있다..
이름 참 잘지었다

 
 

 [자전거여행] 2011/06/07 공포의 자전거여행기 셋째날


 

해안선을 따라 달리는것은 큰 언덕과 내리막이 별로 없다
거의 평탄한길을따라 라이딩을 하는것이다
허나 국도를 따라 한반도를 가로질러보니 
오르막과 내리막의 연속
그것도 그냥 오르막이 아니라 산..
산을 올라갔다 내려갔다 올라갔다 내려갔다 올라갔다 내려갔다


도저히 자전거로 할짓이 아니란걸 깨달았다
국도 중간에서 잠깐쉬며
어제 찜질방 굴속에서 챙겨놓은 사과를 대충닦아 베어물었다
어쩜 그리 맛없을수가.. 깜짝 놀랐다.. 

어쨌든 더이상은 이짓을 못하겠다싶어
예산에서 홍성으로 향했다.. 다시 해안선으로 빠지기 위함이었다

 

 

 


그와중에 나온 홍양교
한반도의 수많은 다리중 하필 홍양교를 저기에서 보다니..
바라보며 한동안 멍을 때리다가 한방 찍었다
정말 미스테리한 일이 아닐수가 없다


 

 


옥이네 청국장집도 나왔다
세상엔 미스테리한 일이 참 많다

 
 

 [자전거여행] 2011/06/07 공포의 자전거여행기 셋째날



그렇게 홍성 도착
홍성시내를 가다보니 줄을 길게 늘어선 로또대박집이 있길래

로또한장 사고 다시 달렸다


 

 

이제 숙소를 찾아 달려가는도중

배도고프고 지치는와중 건너편에 보이는 편의점

바로 앞에 있지만.. 갈수가 없는 편의점..

눈물을 머금고 계속 달린다

  

저녁을 먹어야겠다 싶어서 중간에 들른 원두막휴게소
기억이 잘 안나지만 아마 된장찌개를 먹었을 것이다

 

 


이곳 화장실갔다가
발견한 맘에드는 멘트

화장실 청소 담당자님 센스있다

  

[자전거여행] 2011/06/07 공포의 자전거여행기 셋째날



어쨌든 그렇게 저녁도 잘 챙겨먹었는데

나와보니 완전히 어두운 밤으로 돌변해있었다
전조등 후미등 내가가진 모든 불빛을 낼수있는 도구들의 스위치를 켜고

산속의 국도를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시한번 느껴지는 죽음의 공포..
이건 밤에 산속의 국도를 자전거로 달려본 사람만이 알수있다
아무런 불빛도 없다 완전한 암흑속

옆에선 차가 쌩쌩 지나가고
몇걸음앞을 미약한 전조등이 비춰줄 뿐이다


밤에 산속국도를 달리는건 자살행위..
밤이되기전에 숙소를 찾아들어가는게 상책이다

역시 난 몸으로 겪어야 한다
어쨌든 그렇게 조심조심 산속을 달렸고
스마트폰 지도를 보니 근처에 오아시스모텔이 있었다


오늘은 여기서 자야겠군 생각하며
그쪽으로 가는도중이었다
언덕을 내려가고 있었는데
우측에 웬 공장같은 건물이 하나 있었다
별생각없이 그옆을 지나가는데 공장에서 내가지나가는 길쪽으로 사람그림자가 나오는게 보였다
혹여나 부딪힐까 난 조심조심 언덕을 내려갔고
아무도 안나와 언덕밑으로 내려와 그 공장을 바라보며 난 소름이 끼쳤다
그 공장에서 내가 지나간 길쪽으로는 사람이 걸어갈수 없는 허공이었던 것이다


난 그렇게 불빛이 거의없는 길을 하루종일 내본적없는 엄청난 속도로

충남 홍성군 갈산면 오아시스모텔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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